AOKI,hayato / 今日、この島で。(오늘, 이 섬에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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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는 친구가 있었다.
여행을 자주 다닐 때, 근처까지 갈 일이 있다고 들러서, 바다를 보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다리로 건너갈 수 있는 섬이었는데, 거기서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더니, 아무 데도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안심감에 휩싸였고, 집처럼 편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지금은 아이들이 다니지 않는 초등학교 보건실을 일터로 삼고 있었다.
보건실이었던 만큼 편안한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거기서는 맥주를 마시지 않았지만, 기타를 튕기곤 했다.


섬에서 목소리를 만났다.
갑자기 나타나서 그저 노래를 불러줬다. 기타도 피아노도 없이 침묵이라는 최고의 반주자와 함께. 노래하는 동안에는 바람이 휙 지나갔다.


그때 친구들과 대화에서 음반을 만드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그렇다면, 그 학교의 음악실에서 녹음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남기고 싶었다.


기타를 치고 멜로디 같은 것을 만들어서, 그것을 건네주고 말로 되찾았다.
여러 차례 주고받았더니 노래가 되었다.


2017년 6월 그 곡을 가지고 음악실에 모였다. 한때 음악에 넘치던 방은 완전히 나이 들어 지친 모습이었다. 우리는 먼저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로 음악실을 환기시켰다. 그리고 의자와 마이크와 녹음기를 나란히 놓고 노래를 녹음했다. 방에 음악이 울려 퍼진 것은 몇  년 만 이었을 것이다. 창문을 활짝 열어두었기 때문에 바깥소리도 그대로 녹음됐다. 그래서 완성된 소리를 잘 들어보면 섬 소리가 멀리 들린다.


노래를 마친 다음날, 다시 음악실 창문을 열고 이번에는 즉흥적으로 녹음기를 돌렸다. 시작도 끝도 없는 그저 바람 같은 음악을 녹음할 수 있었다. 나는 이 녹음을 음악실에서 온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맥주를 마시던 친구 중 한 명은, 이 바람 같은 음악이 마음에 들어 섬을 떠난 지금도 음악을 들으면 섬의 공기가 생생하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2021년 다시 섬으로 건너가 음악에 맞춰 영상 작품을 만들어줬다. 완성된 영상을 봤을 때, 그때 문득 일었던 바람이 하나의 고리를, 그리고 다시 내 몸을 스쳐갔다.


또 다른 친구는 이 섬에 나를 초대한 장본인으로, 그가 없었다면 음반은 탄생하지 않았다. 앞서 쓴 친구들처럼 지금은 섬을 떠났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해 주고 재킷 디자인을 맡아주었다.


이 작은 기록을 먼저 우리가 맥주 마시던 시간에.
섬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에.
한때 음악실에 울려 퍼져 있었던 소리의 기억에.
그리고 문득 바람을 일으켜 준 그 목소리에.


정말 고마워.

레코드가 돌아가면 각자의 장소에 바람이 불기를.


아오키 하야토
2021년 6월


· 7인치 SP지만, 별도 어댑터 없이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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